육아일기

솔이 100일 되는 날, 축하보다는 미안함이...

소셜스토리텔러 2016. 2. 10. 11:01


오늘은 우리 솔이 백일이 되는 날입니다.

새벽부터 아내는 미역국, 생선구이, 나물 그리고 나쁜 액운을 막아주는 수수밭떡까지

백일 상을 정성스럽게 차렸습니다.

그리고 백일 상 앞에 다소곳이 무릅을 꿇고 앉아서 '삼신할머니'께 기도를 합니다.

 

'우리 솔이가 세상에 태어나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솔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해주세요.'

'특히, 우리 솔이 피부가 빨리 건강하게 도와 주세요.'

 

아내의 마음 속 이야기가 들릴 듯 합니다.

사실 100일을 맞은 우리 솔이 피부때문에 고생을 많이 하고 있거든요.

지루성피부염 인지, 아토피인지 아직 확신은 안 서지만, 요즘 가려워서 잠을 못 이룹니다.

어제 밤에는 1시간에 한번씩 깨어서 얼굴이며 머리를 손으로 긁으며 힘들어 했습니다.

 

자기의 백일상 앞에서 환하게 웃지도 못하고,

지쳐서 잠들어 있는 솔이를 보면서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건강한 몸을 선물하지 못한 미안함이 항상 가슴 한 구석에 남아 있습니다.

그러고도 솔이를 위해 작은 것 하나도 실천하지 못하는 아빠입니다.

 

오늘 저녁에는 장인,장모님이 집에 오셔서 함께 저녁먹기로 했는데,

이리 저리 손톱자국이 남아 있는 솔이의 얼굴을 보고 또 얼마나 안타까워 하실까.

 

'솔이야~

오늘 솔이 100일인데 축하한다는 말도 제대로 못했구나.

요즘 많이 힘들지?

우리 솔이 앞으로 건강해 질거라고 아빠는 믿어.

아빠도 솔이처럼 어릴 때 아토피로 힘들어 했지만, 지금은 건강하거든.

솔이의 피부가 빨리 건강해 질 수 있도록 아빠도 노력할께.

 

솔이야 100일 축하해. '


* 폐쇄된 예전 블로그에서 옮겨 왔습니다.(작성일 : 2009.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