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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다룬 다큐 <핵발전과 일본>
    다락방에서 바라본 세상 2016. 3. 21. 11:36

    홍성에서 다큐 공동체상영, 책전시 열려


    지난 3월 11일은 지진과 쓰나미로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난 지 5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평소 방사능에 대한 걱정 때문에 먼 바다에서 잡히는 수산물을 먹는 것을 꺼리기는 했지만,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에 대해 잘 몰랐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다른 나라에서 벌어진 나와는 어느 정도 상관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홍성에서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5주기를 맞아 다큐 상영회, 책전시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5년 전 그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곳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이런 단순한 궁금증을 품고 지난 16일 다큐 상영회가 열린 홍성문화원으로 향했습니다. 이날 공동체 상영회에는 100여 명의 주민들이 참석했습니다.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과 충남녹색당 공동주관으로 상영된 다큐 '핵발전과 일본'의 포스터입니다. 왼쪽 사진 중 오른쪽에 보이는 사람이 이 다큐를 제작한 가와이 히로유키 변호사입니다. 다큐는 핵발전소를 운영하는 일본 전력회사와 국가를 상대로 소송하는 히로유키 변호사의 활동과 피해지역의 상황, 전문가들이 말하는 핵발전소의 위험성을 담았습니다.

     

    핵발전소 사고로 그 지역의 아이들은 학교를 잃고 전국으로 뿔뿔히 흩어졌고, 지역 주민들은 생활근거지와 농토를 잃었습니다. 일본에서는 핵발전소 사고로 다른 지역으로 이사가는 것을 두고 '피난간다'는 말을 쓴다고 합니다. 전쟁과 다른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여전히 수습되지 않고 있고, 언제 수습이 완료될 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위에 있는 사진은 핵발전소 사고 이후 피해자를 수습하는 모습입니다. 2010년 3월 11일 쓰나미가 몰려와 많은 사람이 실종되었습니다. 사고 당시 구조대가 투입돼 실종자와 사망자를 수습했습니다. 하지만 핵발전소 폭발 우려로 철수합니다. 방사능 피폭으로 수습은 한달 뒤에야 재개됩니다. 당시 수습에 참가했던 한 소방관은 "그곳에는 분명히 살아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며 "그곳을 철수하고 한달이 지나도록 구조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지금도 괴롭다"고 말합니다.

     

    다큐는 핵발전소 원자로 몇기가 폭발한 뒤 연쇄 폭발 우려가 높았던 당시를 보여줍니다. 도쿄전력은 직원들을 대피시킬 계획을 세웁니다. 하지만 그들이 대피(또는 도망)한다면 불안정한 원자로가 제어가 되지 않아, 인근 핵발전소의 폭발사고까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당시 일본 총리는 "나라가 폐망할지 모른다"며 직원들이 자리를 지켜달라고 호소합니다. 일본 정부 관계자가 작성한 당시 최악 시나리오에 따르면, 핵발전소 연쇄 폭발로 일본의 중심부가 방사능 피폭으로 주요 도시 기능이 마비되고 대규모 피난이 불가피했다고 합니다.

     

    사고 전 후쿠시마 핵발전소에 대규모 쓰나미가 다칠 수 있다는 예측결과를 도쿄전력도 보고를 받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규모 재원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대책을 수립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결국 국가적 안전보다 돈이 우선시 됐던 겁니다.

     

    그럼에도 일본정부는 핵발전소를 재가동합니다. 히로유키 변호사는 '일본 핵마피아'에 의해서 핵발전소가 건설되고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일본 경제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 핵마피아'를 위해 그들과 연결된 정부가 나서고 있다는 겁니다.

     

    다큐에서 히로유키 변호사가 소송을 통해 다카하마 핵발전소 재가동 금지 결정을 받아냅니다. 하지만 최근 언론보도를 보니 일본에서 핵발전소 4기가 재가동됐으며, 이 중 2기는 지난 2월과 3월 안전문제로 다시 가동을 멈췄다고 합니다.

     

    다큐는 이러한 핵발전소 사고가 일본 후쿠시마만이 아닌 원전을 운영하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꼭 우리나라에서 그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일본의 수많은 핵발전소 중 우리나라와 가까운 곳에서 이런 사고가 일어난다면 방사능 피해를 우리나라, 내가 사는 곳도 피해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남의 나라가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홍동밝맑도서관에서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5주기를 맞아 '책에게 듣다'라는 작은 책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쓰나미의 아이들, 후쿠시마 이후의 삶, 잃어버린 후쿠시마의 봄, 체르노빌의 봄 등 다양한 책들이 핵발전소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전시는 3월말까지 진행된다고 합니다. 핵발전소 없는 세상을 꿈꾸시는 분, 그런 세상이 가능한지 궁금한 분은 한번 찾아오셔도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참고로 요즘 '에너지혁명 2030'이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미국의 대체에너지 전문가들은 태양광발전 비용이 계속 낮아져 2030년에는 석유와 원자력을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태양광, 풍력 등 대체에너지만으로 세계의 전체 에너지 소모량을 감당할 수 있다는 겁니다. 깨끗하고 안전한 미래를 꿈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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