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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2012' 뒤집어보기..미국의 침몰, 아프리카에서 새 세상을
    영화평 2016. 4. 19. 10:49

    어제 아내와 함께 영화 '2012'를 봤다. 

    예전에는 이런 블로버스터는 전형적인 헐리우드 영화라며 꺼려했는데,

    요즘에 이런 대형 스케일의 영화는 꼭 영화관에서 봐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9,000원이라는 영화비가 아깝지 않았다. 

    대형 지진, 화산 폭발, 쓰나미 등등 역시 재난영화의 종합선물세트였다. 

    지난 여름에 개봉했던 '해운대'가 '2012'보다 빨리 개봉했기에 망정이지, 

    늦게 개봉했다면 말 그대로 '물 먹었을' 것이다.


    2시간 30분이라는 긴 시간 때문에 지루하다는 반응도 있다고는 하는데,

    스토리도 나쁘지 않았다. 종말에 처한 인류가 마지막에 '희망'이라는 것을 찾는다고 

    상황을 반전시키는 장면이 약간 '비약'하는 측면도 있었다. 


    하지만 압도하는 영상 뿐만 아니라 감독이 곳곳에 설치한 장치들을 읽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였다. 감독 롤랜드 에머리히가 독일 출신이라 그럴까. 기존 헐리우드 영화의 고정관념을 깨는 장면 하나 하나가 좋았다. 


    기존 할리우드 영화들은 꼭 '정의로운' 미국의 영웅주의를 강조하며 '성조기 휘날리며'를 강조하고 있지만 이 영화는 그렇지 않았다. 






    #1. 백악관을 덮치는 존F. 케네디 항공모함.


    이 장면 부터 딱 알아차렸다. 

    대형 쓰나미가 워싱턴D.C의 백악관을 덮치는 장면이다. 

    탈출용 우주선에 타지 않고 백악관에서 최후를 맞이하는 미국 대통령은 

    멀리서 다가오는 쓰나미를 본다. 그때 백악관과 미국 대통령을 덮치는 것은 

    존F 케니디 항공모함이다. 미국의 세계전쟁 능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그 항공모함이다. 


    #2. 탈출용 우주선을 덮치는 미국의 에어포스원.


    위의 장면과 비슷하다. 

    우주 발사 1분전, 비밀 기지가 마련된 히말라야 고원에도 쓰나미가 덮친다. 

    탈출용 우주선을 덮친건 미국 대통령과 고위 정부당국자가 타고 다니던 에어포스원.

    이 충돌로 이들은 지구를 탈출하지 못한다. 


    아무튼 미국의 힘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던 것들이 오히려 무기로 돌아온다. 


    #3. 가라앉은 미국, 아프리카에서 희망을 찾다.


    결론이 압권이다. 


    지구 자전축이 기울면서 워싱턴이 있는 미국 동북부는 남극이 된다는 설정도 재밌다.

    그리고 세계의 모든 대륙은 물속에 잠기고 만다. 

    지구를 탈출하지 못하고 망망대해를 떠돌던 그들이 찾은 곳은 

    역설적이게도 아프리카 희망봉.

    대륙이동으로 다른 대륙은 물에 잠겼지만, 아프리카 대륙만 우뚝 솟게 된다.


    거기서 희망을 찾는다는 내용. 


    이런 스토리가 헐리우드 영화에 수천억을 쏟아가며 만들어진다는 게 격세지감이다. 

    요즘 세계경제위기, 아프간.이라크 전쟁 등으로 

    패권 국가의 위상을 잃어가는 미국의 현재 모습을 반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문화가 이렇게 앞서 나가면 언젠가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마지막으로... 가족주의


    재난영화는 어쩔 수 없이 가족주의를 강조할 수 밖에 없나보다.

    그런데 옛날에는 가족주의가 진부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결혼도 하고 애도 낳고 나니까 그 가족주의라는게 마음에 와닿는다. 


    영화 보는 내내

    동생에게 맡기고 온 돌배기 '솔이'가 어찌 그리 보고싶은지...

    가족주의는 진부하다기 보다,

    사람들의 공감을 가장 크게 불러일으키게 하는 요소는 아닐까...


    *폐쇄된 예전 블로그에서 옮겨왔다. (작성일 : 2009.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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