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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과 자원을 연결해 지역공동체를 세운다
    다락방에서 바라본 세상 2016. 9. 21. 12:51

     

    공존.공유를 실현하는 플랫폼 ‘사회적협동조합 공동체 세움’


    사람과 돈은 서울로 몰립니다. 서울,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은 텅텅 비어가고 있습니다. 청년들은 공부와 취업을 위해 서울로 가고, 중장년이 되어도 생계 걱정에 ‘서울 탈출’을 두려워합니다.


    사람이 줄어들면서 경제가 위축되고, 먹고 살기 힘드니 또다시 사람들이 빠져나가는 악순환이 지역 곳곳에서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더 이상 남지 않는 농촌지역 마을은 사라지기도 합니다. 이미 지역 공동체는 파괴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도권과 가까운 충남에 ‘사회적협동조합 공동체 세움(이하 세움, 이사장 김혜경)’이 지난해 11월 설립됐습니다. 뜻을 같이하는 충남 지역 사회적경제, 주민자치, 마을만들기 영역에서 힘을 보태 세움을 세웠습니다. 


    ▲ 세움 창립총회 모습. 충남 여러 민간단체가 세움에 힘을 보탰습니다.


    “지역 인재. 자원은 충분... 다만 엮지 못할 뿐”


    ‘지역(지방) 공동화 현상’이라는 거창한 문제를 민간단체 차원에서 어떻게 풀 수 있을까요? 지난 7일 충남 공주시 공주대학교 산학연구관에 위치한 ‘세움’ 사무실에서 김종수 상임이사를 만나 지역 문제에 대한 해법과 고민을 들어봤습니다.


    세움은 ‘공존과 공유의 가치를 실현하는 플랫폼’을 비전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설립제안문은 비어가는 지역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제 지역사회를 지켜내야 합니다. 민간의 자원이 없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자원은 이미 도처에 있습니다. 자원들을 공유하고 연계할 수 있는 플랫폼, 시스템이 없는 것이 아닐까 되물어보게 됩니다. 새로운 조직에서 그 일을 하고자 합니다.(세움 설립제안문 중)”


    김종수 상임이사는 “지역에 인재와 자원이 없다고 하지만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인재들은 많은데, 지역에 남을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서울과 같은 대도시로 빠져나가 각자도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지역 청년들의 든든한 울타리 ‘청년학교’


     

    ▲세움은 청년들이 지역에서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청년학교를 진행합니다.


    세움은 지역의 다양한 자원을 연결해 사람들이 지역에서 뿌리내리고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합니다. 


    설립한 지 1년도 채 안됐지만, 세움이 공주대와 중부대에서 진행하고 있는 ‘청년학교’ 사업은 청년 인큐베이팅의 새로운 사례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청년학교는 지역 멘토를 연결해 청년들이 지역에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입니다. 


    특히 공주대학교 청년학교는 공공기관 지원 없이 민간 자원만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공주대 교수와 지역 동문들이 십시일반해서 제자와 후배들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는 방식입니다. 


    올 연말까지 1500만원 ~ 1800만원의 기금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이 기금으로 청년들을 대상으로 교육하고, 활동비를 지원합니다. 청년학교를 통해 올해 7개의 청년 창업팀이 발굴됐습니다. 발굴된 청년팀들을 공공기관 지원 사업과 연계해 주기도 합니다. 


    김 상임이사는 “청년학교의 근본적인 고민은 청년들이 지역에서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라며 “지역에 남고 싶은 청년들의 초기 울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지역 문화를 위해 극장을 살리겠다고 하는 청년들도 있어요. 꼰대 입장에서 보면 세상 물정 모르고 덤비는 것 같지만, 일단 뭐든 시도해보라고 합니다. 청년들이 작은 성취라도 쌓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지역에서 성장경로가 생기는 거죠.”


    ▲ 청년학교에서 멘토들의 강연을 듣고 있는 청년들


    청년-시니어의 연결, 사회적경제 기금 마련


    세움은 청년학교 외에도 △충남형 동네자치 시범공동체 컨설팅 △시군 주민자치 아카데미  △충남 평생교육진흥원 4050 뉴스타트 △충남중간지원조직 조사연구 △충남도 청년정책기본계획 연구 △충남 협동조합 현장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학교’가 있다면, 4050세대를 위한 ‘인생이모작 스쿨’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역의 청년과 시니어를 연결하는 일도 지역 플랫폼으로서 ‘세움’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합니다. 


    “4050세대들은 은퇴하면 치킨가게와 같은 프랜차이즈에 휩쓸려 퇴직금을 날리는 경우가 많죠. 이분들이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다른 길을 모색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러한 부분이 확장되면 4050세대들이 지역 멘토로서 청년들과 연결될 수 있을 겁니다.”


    세움의 또 다른 과제는 ‘사회적경제 지역기금’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김 상임이사는 “기금을 내겠다는 뜻 있는 사회적기업들이 지역에 있는데 이것을 담을 만한 그릇이 없었던 것 같다”며 “내년에는 기금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회적경제의 홍반장 역할하고 싶다” 


    ▲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 충남연구원을 나온 김종수 세움 상임이사.


    김종수 상임이사는 사회적경제 분야의 정책을 설계하는 연구원이었습니다. 충남연구원 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으로 일하다 사표를 내고, 지역 민간단체 대표들과 힘을 모아 사회적협동조합 ‘세움'을 창업했습니다. 


    “연구원 차원에서 나름의 역할이 있지만 현장밀착형 지원이 안 된다는 한계를 느꼈습니다. 정책 설계를 하더라도, 누가 그것을 실행할 것이냐. 동네를 쑤시고 다니면서 동네 사람들의 어려움을 알고 지원하는, 사회적경제의 홍반장이 없다는 생각이 든 거죠.”


    그는 “민간으로 나오면서 가장 좋은 것은 자유로운 상상과 기획이 가능하다는 점”이라며 “책으로만 공부하고 떠들고 다녔으면 모르는 일을 너무 많이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창업 과정이 만만치 않았다며 “두 번 다시 창업은 안한다. 그래서 이번에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웃어보였습니다. 


    “지역이 자립하고 자급하는 체계를 만들겠다는 것이 세움의 목적입니다. 사람도, 조직도 인큐베이팅하고 커나가는 경로를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그 경로 속에서 지역 자원을 연결해 여러 사람들이 스스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면밀히 붙어서 지원할 겁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배웅하러 나온 김 상임이사는 발을 절뚝거렸습니다. 발목이 약한 편인데, 요즘 충남 지역 곳곳을 운전하며 돌아다니느라 무리했다고 합니다. ‘충남 사회적경제 홍반장’의 발이 빨리 나아서, 지역 공동체에 활기를 불어 넣어 주길 바랍니다. 


    * 이 글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사회적기업 기자단 활동으로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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