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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동 지역단체들의 고민과 활동 나누기
    지역소식 2016. 1. 31. 09:32



    충남 홍성군 홍동면은 활기가 넘치는 농촌 지역입니다. 면소재지에 젊은 청년(시골 청년회에는 40대, 50대까지 소속되어 있다고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20~30대입니다)들이 무리지어 다니는 것을 쉽게 목격할 수 있는 곳이지요. 심지어 이 젊은 친구들은 밀짚모자에 흙 묻은 장화를 신고 면소재지를 활보합니다. 잠깐 농활 온 대학생들도 아닙니다. 이곳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농사를 짓거나 지역단체 실무자로 살아가는 동네 주민들입니다.

     

    이들 청년을 포함한 다양한 연령대의 주민들은 끊임없이 뭔가를 함께 하기 위해 모임을 만들고 활동을 합니다. 면소재지의 유일한 호프집이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하자 조합을 만들어 운영할 정도입니다. 인구 3700여 명의 작은 면 단위 지역에 50여 개 단체가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지난 29일 홍동면 밝맑도서관에서 마을활력소 주관으로 2015 우리마을 발표회가 열렸습니다. 지난해 각 단체들의 활동과 고민, 올해의 계획을 공유하는 자리입니다. 우리마을 발표회라 홍동지역의 단체들만 참가하는 줄 알았는데, 인근 장곡면으로 퍼진 여러 단체들과 홍성군 단위 단체들도 함께하는 등 폭넓어 지고 있습니다. 마을활력소는 이번 행사를 맞아 홍성군 전체의 단체 중 71개 단체의 주요활동과 함께한 사람들을 정리한 자료집을 펴냈습니다. 지역의 중요한 자료입니다. 마을활력소는 다양한 지역단체들의 활동을 돕는 중간지원조직입니다.

     

    이날 8개 단체가 활동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이름만 알고 있었던 단체들이 구체적으로 무슨 활동을 하고 앞으로 어떤 지향점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8개 단체의 발표 내용을 공유할까 합니다.




     

    ○ 홍동면주민자치위원회

     

    지난해 홍동면 거리축제를 면민체육대회와 함께 개최했습니다. 그동안 거리축제가 귀농인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면민체육대회와 함께 열면서 귀농인과 원주민이 화합할 수 있는 자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면민체육대회가 2년에 한 번씩 열리기 때문에 올해는 거리축제만 열지만, 2017년에도 두 행사가 함께 개최됩니다. 그밖에 배드민턴, 배구 교실, 사군자, 풍물 등 다양한 평생교육프로그램을 열었습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문교육은 찾아가는 공부방 형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올해는 기존 활동을 이어가면서 거리축제 활성화에 중점을 둔다고 합니다. 특히 과거 역사 중심으로 기술된 홍동지를 지역의 문화, 자연환경 자료를 포함해 재편하는 것이 주요 사업입니다. 조권영 홍동면 주민자치위원장은 “그동안 여러 주민자치위원회가 문화프로그램에만 국한되어 왔지만 이를 다변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원예조합 가꿈

     

    마을정원을 관리하면서 풀무고와 전공부 학생들과 함께 식물관찰 활동을 한 해 동안 진행했습니다. 대전의 곰두리어린이집과 천안 구성어린이집에서 교사들을 상대로 교육도 하고 틀상자 텃밭 등을 설치하고 각종 채소와 꽃, 허브를 심었습니다.

     

    김시용 대표일꾼은 “지난해에는 어려운 여건이었지만 주변에서 도와주신 분들이 있어서 움직일 수 있었다”며 “올해는 풀무 전공부에서 창업하려는 학생과 같이 일할 것 같아 식물 생산까지 더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을 같다”고 말했습니다.

     

    가꿈은 2월 15일부터 26일까지 ‘내 집 정원 가꾸기’ 강좌 수강생을 모집합니다. 10여 명의 수강생의 각 가정을 함께 방문하면서 정원 가꾸기 실습을 한다고 합니다. 김시용 씨나 홍성여성농업인센터에게 신청하면 됩니다.

     

    ○ 홍성지역협력네트워크

     

    홍성지역협력네트워크는 홍성군 전체를 대상으로 행정과 민간단체를 이어주는 중간지원조직입니다. 홍동면의 마을활력소의 역할을 홍성군 전체로 확대하는 셈이죠. 마을활력소가 민간 주도로 운영됐다면, 이 단체는 중간지원조직의 필요성을 확인한 행정기관이 정책으로 지원합니다.

     

    지난해 초 충남도의 정책사업으로 예산이 책정됐지만, 군의회에서 예산 확정이 늦어지면서 올해 본격적으로 ‘홍성군 마을만들기 중간지원조직’을 설립한다고 합니다. 중간지원조직이 만들어지면 홍성군 주민들이 마을만들기를 위한 여러 사업을 추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이창신 사무국장은 “군의회에서 조례를 제정하고, 민간에서 법인격을 갖추면 올해 4~5월 정도에 중간지원조직이 운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동네마실방 뜰

     

    지난해 홍동지역에서 가장 ‘핫’한 단체가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동네마실방뜰 회원이라 관심이 많은 단체입니다. ‘뜰이 언제 다시 문을 여나’ 궁금해 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밤 시간에 홍동면에서 유일하게 맥주 한잔 하면서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니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모두랑 2층으로 자리를 옮긴 뜰은 2월 13일 오픈한다고 합니다. 반가운 소식이죠?

     

    지난해 어른들을 위한 ‘밤뜰’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안전한 간식을 제공하는 ‘낮뜰’을 운영하며 활발하게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홍동면소재지 보행로 개선사업으로 기존의 뜰 가게가 헐리게 되면서 이전을 준비했습니다. 지난해 11월부터 회원, 주민들과 함께 새 공간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했습니다. 작은 소모임방도 마련했다고 합니다.

     

    임대료가 기존보다 2배 정도 높아 보증금을 높이고 임대료를 줄이기 위한 후원금을 모으고 있습니다. 1월 말까지 775만 원의 한 잔 기금이 마련됐습니다. 전미영 운영위원은 “뜰이 다시 문을 열어 잘 운영될 수 있게 서로 서로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 교육농연구소

     

    박형일 대표는 젊은 세대의 농업이 가능한 지에 대한 고민을 나눴습니다. 토지도, 자본도, 기술도 부족한 젊은 청년들이 농업으로 생계를 유지하기는 더욱 힘듭니다. 박 대표는 최근 미국의 새로운 농업세대의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이들은 1000~2000평 정도의 토지를 소유한 소농이지만 가족이 생계 가능한 비교적 높은 소득을 얻고 있었습니다.

     

    박 대표는 “이들은 농장과 교육기관을 병행하는 등 농업을 통한 삶을 재해석하면서 소농으로 생존하고 있다”며 교육농연구소도 향후 10년 동안 이러한 점에 집중하면서 “농장이자 연구소, 연구소이자 농장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홍성씨앗도서관

     

    지난해 2월 문을 연 홍성씨앗도서관은 지난해 풀무고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채종밭에 80가지 씨앗농사를 지었습니다. 귀한 11종의 토종벼 씨앗을 경기도의 한 농부로부터 기증을 받아 토종벼도 심었습니다. 보존할 종자를 챙겨놓고 남은 쌀로 토종쌀 시식회를 열었습니다. 씨앗을 빌려간 사람들이 새로 수확한 씨앗을 반납할 수 있도록 계절 작물마다 채종법을 배울 수 있는 워크숍도 열었습니다. 지역 농가를 방문해 20여 종의 씨앗을 얻고 씨앗에 담긴 이야기를 기록하는 씨앗마실도 진행했습니다.

     

    문수영 일꾼은 “지난해 운영비 부족 등으로 매일 문을 열지 못했지만 올해는 평일동안 매일 실무자가 상근하면서 씨앗도서관을 운영할 것”이라며 “올해부터는 씨앗도서관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면서 스스로도 어떤 역할을 해야 할 지 고민을 많이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씨앗도서관은 70여 명의 후원회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 홍성우리마을의료생협

     

    오랜 준비 끝에 지난해 8월 우리동네 생협의원이 개원했습니다. 개원 전에도 마을로 찾아가는 허리 건강교실 등 조합원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지난 11월부터 영유아 검진과 금연진료를 시작했으며 많은 지역 주민들이 생협의원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훈호 전문의는 “지난 12월에 부여로 첫 임직원 연수회를 다녀오면서 내년에는 조합원들이 서로 소통하는 자리를 더 많이 만들기로 했다”며 “올해 진행했던 바자회와 더불어 소식지 발간, 소모임 활동, 마을 건강지도 작성 등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올해부터 진료시간이 변경됐습니다. 동절기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하절기에는 오전 8시 30분부터 6시까지 연장 운영합니다. 토요일은 낮 12시까지 진료합니다. 매월 마지막주 토요일은 휴무입니다.

     

    ○ 꿈이자라는뜰

     

    지난해 꿈이자라는뜰은 주민교사와 특수교사가 최고의 팀웍을 이룬 한해였다고 합니다. 5명의 특수교사, 8명의 마을교사가 함께했습니다. 그리고 임이담, 최형욱 농장일꾼이 합류했습니다.

     

    꿈뜰은 원예, 채소모종 등 발달장애 청소년들의 배움터와 일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지역의 초중고와 연계해 방학 프로그램과 학기 중 원예, 목공, 풍물, 어울림교육을 열었습니다. 지난 10월에는 꿈뜰 허브데이+정원음악회를 열어 지역주민들과 함께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올해 공동체토지신탁을 추진한다는 최문철 농장일꾼은 “꿈이자라는뜰이 지역에서 역할을 다해 언젠가 없어지더라도 지역 공동의 토지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10분간의 짧은 발표내용만으로 평소에 잘 몰랐던 단체들의 활동을 정리하기가 쉽지 않네요.(혹시 제가 잘 몰라서 잘못 정리한 내용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수정하겠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지역에 참으로 의미 있는 단체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모습을 알게 된 것만으로 충만했습니다.

     

    우리마을발표회는 1부 단체발표 이후에 2부에서 지역네트워크의 필요성에 대한 토론회가 이어졌습니다. 아쉽게도 저는 둘째 하원 시간이라 토론회를 보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마을활력소에 부탁해 발제자료라도 받아서 정리해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이 글은 '충남넷'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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