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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쓰기 일기>글을 쓰지 않으니 삶이 헛헛하더라
    미디어 한토막 2015. 11. 13. 12:31
    남의 글을 읽더라도 쓰지 않으면 내 것이 안 된다. 


    2주째 글을 쓰지 않았다. 무엇을 써야할 지 몰랐다. 그냥 기다렸다. 글을 쓰고 싶을 때까지 기다렸다. 글을 쓰지 않는 동안 책을 읽었다. 책이라도 읽으면 위안이 될 줄 알았다. 글쓰기 관련 책부터 수필, 자연과학, 심리학 관련 서적까지 열심히 읽었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이 채워지지 않았다. 기다려도 글을 쓰고 싶을 때가 오지 않았다. 단지 삶이 헛헛해서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다. 글을 쓰면 그 헛헛함이 채워지지 않을까 하는 바람 같은 것이다. 글을 쓰고 싶은 순간은 매일 생겨나지 않는다. 매일 쓰고 싶게 만들려면 매순간 촉각을 더욱 곤두세우고 있거나 글로 남기지 않고는 못 베길 경험을 매일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솔직히 나는 요즘 조용한 일상이 좋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냥 쓸 수밖에. 무엇이라도 매일 써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 알고 있으면서도 이제 비로소 체득한 느낌이다. 얻은 것이 있으니 지난 2주간의 시간도 헛되지 않은 건가.

     

    지난 10년 동안 기자라는 직업 덕분에 거의 매일 글을 썼다. 기자를 그만두고 일상에서 글 쓰는 삶을 꿈꿨다. 아니 꿈꾸고 있다. 지인이 내 SNS에 '글 쓰는 시골아저씨가 됐구먼.' 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그럼 일단 쓰면 되는 것 아닌가. 지금 이 순간처럼 말이다. 그동안 내 글에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가 있었던 것 같다. 그 힘 때문에 글쓰기가 버거웠는지도 모른다. 지금 쓰는 이런 글이 남에게 읽혀도 되는 것인가 항상 의문이 들었다. 어깨에 힘을 빼자. 무엇이든 머리에 떠오르는 것을 글로 남기자. 어떤 반응이라도 양분으로 삼자. 반응이 없어도 상관없다. 아니 어쩌면 다행일지도. 글쓰기에 대한 사소한 경험이 쌓이면 내 글쓰기의 근육이 언젠가는 단단해 질 수 있을 거다.

     

    그렇다면 무엇을 쓸 것인가. 항상 이게 문제인데, 일단 요즘 책을 많이 읽고 있으니 책에 대한 내 생각을 글로 정리하기로 했다. 남의 글을 읽더라도 그것에 대해 쓰지 않으면 내 것이 안 된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글쓰기 소재가 독서인지도 모른다. 지난 두 달 여 동안 열댓 권 정도의 책을 읽었으니, 앞으로 10여 일간의 글쓰기 소재는 찾은 셈이다. 다만 그 정도로 내가 부지런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남아 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글을 쓰지 않으면 삶이 헛헛하니 부지런을 떨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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