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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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런 호승이육아일기 2017. 8. 18. 23:25
둘째 호승이와 이야기하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무릅을 꿇고 녀석의 눈 높이에 맞춰 앉아서 종알거리는 입술을 보고 이야기 나누고 있으면 그 순간 만큼은 온갖 고민이 사라진다. 이제 6살이다. 다락방에서 이렇게 글 쓰려고 앉아 있으면 수시로 오르내리면서 조잘거리고 장난을 친다. 아빠의 뽀뽀가 제일 아프다고 싫다고 하는 녀석이지만 아빠를 좋아하는 게 틀림없다. 놀다가 내가 안 보이면 '아빠'하고 찾는 목소리가 너무 이쁘다. 요즘은 자신감이 붙어서인지 애기 취급하는 걸 싫어한다. 그래도 어쩌나. 귀여워죽겠는데. 너무 귀여운 나머지 볼탱이를 꼬집고 뽀뽀하면 이내 자기가 만든 무기를 들고 나와 아빠에게 복수한다. 이불 위에서 한바탕 몸으로 놀는 것도 너무 좋다. 깔깔대며 숨너머 가는 녀석의 모습이란. 고 놈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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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나 글로 먹고 사는 것이 아니다습작고민 2017. 8. 13. 20:23
글 쓰면서 먹고 사는 게 꿈이었다. 기자를 10년 정도 했으니 가능하리라 생각했다. 기자도 글로 먹고 사는 직업이다. 하지만 글로만 먹고사는 것과 기자는 다르다. 기자는 글쓰기보다 취재가 절반 이상을 먹고 들어간다. 80%정도는 취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때는 단신기사는 10분, 스트레이트 기사는 30분, 인터뷰기사는 1~2시간, 기획기사는 2~3시간이면 썼다. 책쓰기는 같은 분량이라도 2배는 더 걸리는 것 같다. 처음으로 얇은 책 한권 분량의 글을 청탁받았다. 12곳의 사회적기업을 취재하고 12꼭지의 글을 쓰면 되는 일이다. '기사 쓰듯이 취재하고 글 쓰면 되겠지. 뭐.'라며 쉽게 생각했다. 책쓰기를 너무 얕잡아봤다. 기사 쓰기와 책쓰기는 하늘과 땅차이다. 욕심 내지 않고 긴 기획취재 쓴다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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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 마감을 앞두고...글쓰기의 어려움습작고민 2017. 8. 11. 19:51
글쓰는 게 너무 어렵다. 그동안 잘 써진 것도, 많이 쓴 것도 아니니 슬럼프라고 말할 것도 못 된다. 머리 속이 복잡해서 글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창업에 대한 여러 스트레스, 행정 서류 업무 때문에 글을 못 쓴다는 것은 변명이다. 말하자면 체력이 달린다. 하루 원고지 20매 이상 쓰기가 버겁다. 지금 내 몸뚱아리처럼 글쓰기 근육이 물러졌다. 근육이라도 있었나. 기자생활하면서 기사 쓰는 기능인에 가까웠을 뿐인지도 모른다. 1000미터도 뛰기 힘든 초보자가 하프 마라톤에 도전한 거나 마찬가지 상황이다. 10일만에 책 한권 절반 분량을 쓰겠다고 마음 먹은 것은 자만이었다. 마음만 먹으면 쓸 수 있겠지 그렇게 생각했다. 쓰기 시작하면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쓰기 시작하는 것이 어렵다. 엄두를 못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