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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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영씨의 시골일기<7>시골 마을의 커뮤니티센터, 구멍가게시골이야기 2016. 8. 10. 14:23
30년 전 초등학생 시절 동네마다 구멍가게가 있었다. 구멍가게란 말 그대로 조그만 구멍처럼 작은 가게를 말한다. 일주일 용돈 200원을 갖고 구멍가게에서 무얼 살지 한참을 고민하고서야 물건을 고를 수 있었다. 구멍가게 주인 딸이 내 친구였는데 방안에 앉아 돈을 받던 그 친구가 너무나 부러웠다. 그 친구는 ‘구멍가게에 있는 모든 물건을 맘대로 가질 수 있겠지’라는 상상을 했다. 구멍가게 주인은 동네 사람들의 안면을 모두 다 알고 있다. 그 사람이 어디 사는지 숟가락은 몇 개인지 집안에 뭔 일이 있는지 뻔히 아는 주인은 그 사람을 보고 외상도 자주 해줬다. 나 또한 외상으로 먹은 아이스크림이 꽤 된다. 외상값이 쌓이면 엄마는 구멍가게에 가서 종이장부를 확인하고 외상값을 지불한다. 구멍가게 앞은 평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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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영씨의 시골일기<6> 빈집, 그곳엔 지나온 삶이 새겨져 있었다.시골이야기 2016. 7. 18. 10:00
내가 살고 있는 마을에는 빈집들이 눈에 띈다. 우리 집 앞에도 두 채의 빈집이 있고 뒤에도 한 채의 빈집이 있다. 우리 집에 놀러오는 지인들은 종종 이런 빈집을 탐내곤 했다. 우리도 빈집에 누군가 들어와 이웃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들려오는 소문에 의하면 빈집에 대한 문의는 많은데 주인이 빌려주지도 팔지도 않는다고 전해 들었다. 그래서 만나지도 못한 빈집 주인을 속으로 원망하기도 했다. 사람이 살지 않은 채 몇 년 만 방치하면 나무가 지붕보다 높이 자라고 풀이 자라 집의 형체가 사라진다. 지붕과 집 안 곳곳이 부식되기 시작한다. 결국 폐가가 되어 거미줄로 채워진 귀신의 집을 닮아간다. 아이들도 빈집에 들어가면 온갖 상상에 까무러치면서 뛰쳐나온다. 해가 지는 밤에는 근처도 안 가려고 한다.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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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영씨의 시골이야기<5>아이의 일은 재미있는 삶의 놀이시골이야기 2016. 7. 4. 12:19
가끔 도시에 있는 아파트에 나들이라도 가게 되면 긴장하고 예민해진다. 아이의 움직이는 발걸음이 밑에 층에 울릴까봐,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가 옆집에 새나가지 않나 두려워한다. 아파트 안에서는 아이들의 놀이도 장난감이나 TV, 스마트폰으로 소란스럽게 움직이지 못하도록 제한해버린다. 아이들을 조용히 가두고 집안일은 모두 엄마나, 아빠의 몫이 된다. 시골은 농사를 짓든 짓지 않던 도시보다 할 일이 많다. 특히 100여 평의 텃밭농사를 짓고 있는 우리는 심심할 틈이 없다. 내가 텃밭이나 집안일을 하고 있을 때 아이들은 관심을 보인다. 스마트폰을 하며 쉬고 있을 때는 아이들은 “놀아줘~”하며 보채지만, 몸으로 일을 하고 있으면 함께 거들던가 재빨리 방으로 들어가 자기놀이를 시작한다. 5살 둘째 아들은 내 모든 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