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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을, 사회적경제를 만나다"...진안·전주 중간지원조직 견학
    농업농촌 2015. 10. 19. 15:52

    농촌 마을 곳곳에서 마을만들기 사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습니다. 고령화가 심각한 농촌 마을을 지켜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지요.

     

    요즘 농촌은 암담합니다. 먹거리를 생산하는 것이 농업이지만, 농사만 지어서 한 가족이 밥 벌어 먹기도 힘든 역설적인 상황입니다. 농업의 산업적 가치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환경적, 문화적 가치를 살려 지속가능한 농촌을 만들어 가는 대안이 마을만들기라고 생각합니다.

     

    홍성은 주민이 주도한 마을만들기의 전국적인 대표 사례로 꼽히는 곳입니다. 홍동면 문당권역, 구항면 내현권역 등이 그러하지요. 충남도의 희망마을 사업이 시작되면서 홍성군에서 마을만들기 사업을 진행하는 곳은 80개 마을로 늘어났습니다.

     

    특히 ‘홍성통’을 통해 민관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지역의 축적된 민간단체 역량을 통해 민간이 운영하는 중간지원조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을 인정받아 지난달 28일에는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로부터 일반농산어촌개발 우수 사례 지자체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 민관 거버넌스 ‘홍성통’. 이곳에서 행정과 민간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면서 사업 추진의 시너지 효과를 낸다. 출처=홍성군청.

     

    요즘 홍성군은 마을만들기 업그레이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보다 쉽고 편하게 마을만들기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죠. 지금까지 주민들에게 모든 것을 맡겨왔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평생 농사만 지어온 고령의 어르신들이 몇 억 원씩 하는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었습니다.

     

    홍성군은 충남연구원과 함께 지난달 24일부터 마을대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마을만들기 사업 관련 공무원과 민간단체, 마을의 리더들이 참여합니다. 민관이 머리를 맞대고 홍성군만의 특색 있는 마을만들기 지원시스템이 무엇인지 논의합니다. 특히 행정과 민간을 잇고 중립적인 위치에서 마을만들기를 돕는 중간지원조직 설립을 위해 앞으로 조례도 만든다고 합니다.

     

    마을만들기 지원시스템 관련해서 수차례 기획기사도 연재했던 터라 지난 2일 마을대학 프로그램 차원으로 진행된 선진지 견학을 저도 따라나섰습니다. 이미 설립된 진안과 전주의 마을만들기 중간지원조직을 살펴보는 일정이었습니다.



    ▲ 진안군 마을만들기지원센터. 옛 농업기술센터 건물을 리모델링했다.

     

    마을대학에 참여한 주민들의 열정이 대단합니다. 홍성에서 진안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부터 삼삼오오 모여 서로 마을만들기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토론이 이어집니다.

     

    첫 번째 도착한 곳은 진안군 마을만들기지원센터입니다. 옛 농업기술센터 건물을 리모델링한 곳입니다. 진안군 마을만들기지원센터를 수탁 운영하고 있는 (사)마을엔사람을 비롯해 지역의 15개 단체가 입주해 있습니다.

     

    저와는 기획취재 인터뷰로 한 차례 만나 인연이 있는 강신욱 부센터장이 홍성군 마을대학팀을 맞아주었습니다. 강 부센터장은 마을만들기 중간지원조직 설립과정과 운영을 하면서 힘들었던 점을 솔직하게 말씀해주시면서 홍성군의 중간지원조직 설립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 강신욱 진안군 마을만들기지원센터 부센터장

     

    “운영비와 인건비에 대한 행정의 지원 없이 시작하다보니 초기에 운영상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지금 상근 직원이 6명이에요. 매월 월급 주고 나면 다음 월급날이 걱정입니다. 행정의 지원이 없다보니 행정과 대등한 위치에서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지만 힘든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중간지원조직의 효과가 나타나고 우리의 일이 공공성이 있다는 신뢰가 쌓이면서 의회에서도 이제는 일부의 운영비와 인건비를 지원해주겠다고 합니다.”

     

    “우리처럼 홍성군도 처음부터 어렵게 갈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중간지원조직이 민관의 중립적 존재로서 행정과 대등한 위치에 서야 한다는 고민은 필요합니다. 특히 앞으로 함께할 지역의 많은 단체들이 중간지원조직 설립에 동조하는가? 지역이 정말 원하는가?에 대해서는 충분히 고민해야 합니다.”

     

    진안에서 전주로 이동해 이현민 전북도 마을만들기협력센터장, 임경진 전주 사회적경제·도시재생 지원센터장을 만났습니다.



    ▲ 이현민 전북도 마을만들기협력센터장

     

    전북도는 사회적경제와 마을만들기가 묶여서 추진되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현민 센터장은 지역 시민단체의 연대체로서 지난해 3월 창립한 전북협동사회연대회의 활동을 중점으로 소개했습니다. 시민단체들이 함께 사회적경제를 이루기 위해 공부하고 활동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이현민 센터장은 “사회적경제와 마을만들기가 마을과 지역 등 현장에서 만나야 한다”며 “사회적경제가 마을로 내려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마을만들기 활동을 합니다. 마을만들기 활동은 주민소득사업으로 발전합니다. 그러면 그 사업은 주류의 시장경제가 아닌, 마을공동체를 위한 사회적경제 영역에 포함된다는 것입니다. 결국 마을의 작지만 튼튼한 마을만들기 사업이 모여 튼튼한 사회적경제 기반을 만들겠지요.

     

    임경진 전주 사회적경제·도시재생 지원센터장도 같은 맥락의 이야기였습니다. 보다 더 구체적이고 실무적인 이야기를 전해줬습니다.


    ▲ 임경진 전주 사회적경제.도시재생지원센터장.

     

    전주의 경우 민선6기 들어 사회적경제지원단이라는 전담부서를 만들었습니다. 사회적경제과, 공동체지원과, 도시재생과 등 3개과의 40여 명의 공무원이 근무합니다. 기초자치단체 차원에서 규모가 큰 조직입니다.

     

    특히 3개의 과의 업무가 어떻게 연결되고 실제 어떤 사업이 추진되는지의 설명은 흥미로웠습니다.

     

    임 센터장의 설명에 따르면, ‘도시재생과’는 주민들이 커뮤니티(공동체)를 만들 수 있는 물리적인 공간을 마련하고, ‘공동체지원과’는 물리적 공간 안에서 주민들이 활동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주민들이 커뮤니티를 구성하도록 돕습니다. 사회적경제과는 주민들의 커뮤니티가 주민소득과 연결될 수 있도록 창업을 돕고, 제도적 지원을 합니다. 비로소 지역공동체가 사회적경제 영역 속에 포함되는 것이죠.

     

    이를 위해 전주시는 전주역 앞 8차선 도로 중 일부를 걷어내고 공원화를 하고 그곳에 주민들의 커뮤니티숍을 설치하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고 합니다. 전주의 한옥마을과 전주역을 잇는 공간에도 주민들이 사회적경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전주 사회적경제·도시재생 지원센터와 같은 중간지원조직이 있으니 이러한 기획도 나오고 추진도 가능하겠지요.



    ▲ 마을대학에 참여한 주민, 민간단체 활동가, 공무원.

     

    홍성으로 돌아오는 길은 이미 어두워졌습니다. 하지만 이날 선진지 견학에 참가한 마을대학 수강생들은 지치지 않고 서로 소감을 나누며 힘을 모았습니다. 홍성군에도 꼭 마을만들기 중간지원조직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대다수였습니다.

     

    홍성군 마을대학은 지난 4차례 토론 결과를 정리해 오는 7일 오후 2시 군청 대강당에서 주민공청회를 열고 발표합니다. 군수, 군의원을 비롯해 마을만들기에 관심 있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중간지원조직을 비롯한 마을만들기 지원시스템의 지역공감대를 마련하는 자리입니다.

     

    홍성군 중간지원조직 관련 예산은 지난 5월 군의회에서 공감대 부족으로 한 차례 삭감된 바 있습니다. 홍성군의 마을만들기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도록 지역공감대를 형성하는데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관련글>

    2015/10/19 - [농업농촌] - 공감대 얻은 홍성군 마을만들기 지원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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