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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가 쓴 솔이의 탄생사
    육아일기 2016. 2. 3. 13:54

    태명 : 솔(소나무의 준말)

    본명 : 정호연(호연지기에서 따왔음)

     

    귀빠진 시간 : 2008년 10월 25일 낮 12시 51분

    성별 : 남아

    태어났을때 몸무게 : 3.5kg

     

    솔이가 태어나기까지

     

    계획없는 임신


    내나이 30살, 남편은 28살

    나는 한살이라도 젊을때 아이를 갖기 원했고, 남편은 젊은 시절 자유로움을 충분히 만끽하고 싶어했다.

    남편은 나의 배란기까지 체크하는 철저한 남자였고, 나는 그런 남자를 한순간에 방심(?)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솔이는 나의 자궁속에 자리 잡게 되었다.

     

    산부인과 그리고 조산원

    임신을 확인하면서 집에서 가까운 산부인과를 가게 되었다.

    처음 가자마자 진찰을 시작하며 난 불안감에 휩싸였다.

    아마도 이건 첫임신을 경험하는 대부분의 여자가 겪는 막연한 불안감이겠지.

    한달에 한번 가는 산부인과에서는 갈때마다 갖가지 검사와 엽산제 등 약을 권했고, 처음엔 뭣모르고 시키는대로 했다.정보를 찾다보니 왠만한 검사는 보건소에서 받을 수 있었고, 철분제 역시 보건소에서 받을 수 있어 격달로 보건소와 산부인과를 다녔다.

    임신 6개월이 되어가면서 출산을 고민하게 되었다.산부인과에서는 '회음부절개'와 '제모', '무통분만', '촉진제', '제왕절개', '신생아 분리'를 일상적으로 진행했고, 난 그 모든것이 무서웠고 싫었다.다행히 내 주변인들이 조산원출산을 이미 경험한터라 내가 싫어하는 모든것을 하지 않는 조산원을 선택할 수 있었다.

    조산원에서는 보통 처방하는 '철분제'도 최후의 수단이며 기본수단은 음식물 섭취였다. 그때부터 난 철분제를 가급적 줄이고 음식을 챙겨먹기 시작했다.그리고 조산원 진료를 산부인과와 다르게 복잡하지 않기 때문에 진료비가 저렴했다. 첫 방문시만 2만원, 그 다음부터는 1만원이었다. 하지만 아이의 초음파사진이 무척이나 갖고 싶다면 산부인과로 향하기를...

     

    솔이 제자리 찾다


    8개월이 되도록 솔이가 역아란다.

    집근처 산부인과에서는 제왕절개를 미리 고민하고 있으란다.

    잉~ '회음부 절개'도 싫은데 배를 가르라고!

    너무도 불안하고 두려웠다. 그래서 열심히 고양이 체조를 했지만 소용 없었다.

    그렇게 좌절하면서 조산원을 방문하니 신기하게도 솔이가 제자리를 찾았다.

    조산원에서는 역아도 제자리를 찾아 자연분만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그뒤부터 난 조산원만 찾아갔다.

     

    출산예정일 10월 16일 출산일 10월 25일

    예정일이 다가오면서 전화가 빈번하다.

    특히 가족들은 이상이 있는거 아니냐면서 어서 산부인과에 가란다.

    덩달아 나도 초조해지기 시작한다.

    예정일이 4일쯤 지나 조산원에 방문하니 "일주일은 더 기다려야해!"

    양가 어머니들이 야단이면 "예정일이 잘못됐다고 그래!"

    그 한마디에 힘을 얻고 남편이랑 탕수육에 짜장면을 배불리 기분좋게 먹었다.

     

    남편과 함께 했던 출산

    배가 아파오기 시작한다. 조산원에서 "정말 아프면 그때 와~" 이렇게 말하길래 정말 아플때(특히 새벽이 아프다) 택시를 타고 조산원에 갔다.

    원장님께서 내진하더니 "이제 1cm열렸네"하면서 방(조산원에서는 출산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곳이 한 장소인데 집처럼 아늑한 방이다.)에 들어가 더 쉬란다.

    난 정말 아팠는데 한참은 더 아파야 한단다.

    해가 뜨기 시작하니 감쪽같이 통증이 사그라든다.

    조산원 선생님께서 내 배를 보더니 아직은 너무 여유있다며 집에서 더 쉬다가 오란다.

    나도 그게 좋을것 같아서 다시 아쉬운 마음으로 집으로 향했다.

    집에 가니 정말 진통은 없고, 멀쩡하다. 휴~

    또 새벽이 찾아온다. 이번엔 어제와 다른 진통이다.

    "명진아, 가야할것 같아"

    택시를 불러 역시 새벽에 조산원으로 향한다.

    조산원에는 원장님께서 기다리고 계셨고, 내진하더니 8cm가 열렸다며 해뜨면 낳을 수 있겠다 하신다.

    방 하나를 내어주어 남편과 함께 진통을 맞이했다.

    진통의 순간 나는 남편의 손길도 힘들어서 남편은 책을 보고 있었더니 조산원에서 남편에게 야단을 하며 옆에서 잘 쓰다듬어 주란다.

    방법을 알려주면서 쓰다듬으니 조금은 편안하다.

    편안하게 진통할 수 있도록 화장실 변기에서 남편과 나 단둘이 본격적인 진통을 맞이한다.

    이때야말로 정말 "힘주기"가 시작된 것이다.

    힘주기를 시작하면서 엄마 생각과 갖가지 신음소리가 연발했다.

    나는 남편의 배를 잡으면서 진통을 하고, 힘이 다 빠질때쯤 조산원 원장님께서 본격적으로 아이를 맞을 준비를 하셨다.

    나는 남편의 품에 안겨 편안한 자세를 취하고 원장님의 지시대로 힘주기를 시작하였다.

    "어이, 잘하네.. "하며 독려하고 솔이가 내 질입구를 통과할때쯤에는 여유있게 사진까지 찍어서 날 독려했다.

    난 그 힘에 마지막 힘을 주며 솔이가 스스로 나올 수 있도록 도왔다.

    솔이가 나오니 남편은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고 원장님께서는 한마디 하라는데 남편은 아무말도 못했다.

    나는 솔이를 보니 다 끝났다라는 마음에 여유있게 "솔이를 위한 노래"를 하기 시작했고 남편도 함께 불렀다.

    그렇게 솔이는 세상밖으로 나와 힘차게 울기 시작했다.


    * 예전 블로그에 썼던 글을 옮긴 겁니다. 



    2016/02/03 - [육아이야기] - 아빠가 쓴 솔이의 탄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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