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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가 쓴 동글이의 탄생사
    육아일기 2016. 2. 3. 20:24

    태명 : 동글이(호연이와 산부인과에서 처음으로 초음파를 보았는데 그때 호연이가 '동글이다'라며 직접 붙여준 이름)

     

    본명 : 정 호 승

     

    탄생일자 : 2012년 5월 12일 토요일 새벽 3시 16분

     

    태어날때 몸무게 : 3.48kg

     

    태어난 곳 : 부천 열린가족 조산원



     

    탄생사

     

    5월 7일이 예정일이었던 동글이는 호연이때와 마찬가지로 예정일이 다되가도록 아무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흔히 기미라 하면 '이슬'을 말한다.

     

    예정일이 지나니 역시나 초조해지는 마음은 어쩔 수 없다. 조산원에서는 42주까지는 기다려준다는데 42주가 지나면 어쩌지... 산부인과를 가야하는것 아닌가..하는 초조함은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조만간 낳을거라는 희망앞에 부지런히 탄생을 준비했다.

     

    쑥을 뜯어 말리고, 민들레도 뜯어 그늘에 말리고, 오래먹을 수 있는 저장반찬도 좀 만들고, 딸기쨈까지..분주한 하루가 계속되면서 시간은 참 빨리도 흘렀다. 그러던 중 목요일즈음 이슬이 비쳤다. 조만간 동글이를 본다는 생각에 틈날때면 동네 산책을 하며 걸었다. 금요일도 이슬이 비치고 토요일도 이슬이 비쳤다. 점점 빠알간 이슬이 비치고 금요일에는 가진통이 시작되었다. 진통인지 가진통인지 둘째인데도 헷갈린다. 일단 간격이 일정하지 않으니 가진통으로 알고 또 부지런히 걸었다. 걷다보니 가진통은 하루종일 계속되고 남편이 일을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보통 금요일은 밤늦게 끝나 9시나 되어야 퇴근을 했다.

     

    "여보, 가진통은 계속되는데 진통은 아닌것 같아." 역시나 진통간격이 들쑥날쑥이었다. 그냥 주말이니 가벼운 마음으로 친정간다는 생각으로 부랴부랴 짐을 꾸렸다. 호연이는 다행히 잠이 들고 10시나 되서야 출발한 서울 친정행은 12시나 되어서야 도착했다. 차안에서 시간을 체크하니 역시나 들쑥 날쑥한 간격의 진통이다. 그래도 진통이 계속되니 조만간 동글이를 보겠구나라는 생각에 마음이 편해졌다.

     

    친정에 도착하니 부모님은 잠들어 계시고 호연이도 잠들고 남편에게도 언제 가게될지 모르니 미리 자 두라고 하였다. 아무래도 조산원에서는 잠들지 못할듯 하니...

     

    친정에 도착하니 진통간격이 급격히 빨라졌다. 5분에서 3분으로 결국 1분까지 간격이 되어서야 못참을 지경에 이르렀다. 3분간격일때 조산원에 전화하니 진통이 좀더 세질때 오란다. 3분간격으로 쇼파에 앉아 참을 만큼 참아보고 신음소리가 저절로 나올 즈음 조산원에 전화걸어 가겠다고 했다. 그때가 새벽 1시였다.

     

    남편을 깨워 조산원에 가자고 했다. 부모님도 그제서야 깨셔서 우리를 배웅한다. "엄마 다녀올께요~~"

     

    남편의 차에 겨우 탑승을 하고 조산원으로 향하는데 이런~~ 신호가 너무 많다. 서울 신도림에서 부천 조산원까지 1시간이나 걸리다니...오죽하면 조산원에서 전화가 온다. 올때가 지났는데 소식이 없으니...

     

    남편의 차에 타니 진통 세기가 장난이 아니다. 자동차 손잡이를 부여잡고 신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신호에 걸릴때마다 나오는 비속어를 꾹 참고, "여보~!"만 외친다. 조산원에 점점 다다르자 진통의 느낌이 변이 나올것 같으면서 밑으로 무언가가 자동으로 힘이 간다. 도저히 막을 길이 없다. "으 흐흐흐흐~"몸이 떨리고 간신히 조산원에 도착했다.

     

    조산원에 도착하니 조용하다. 아무도 없나 인기척을 보내니 젊은 조산사 선생님이 계신다. 매번 뵈었던 원장님은 아니신데 능수능란하게 우리를 안내한다. 남편과 나는 호연이를 낳았던 그 방을 우연하게 똑같이 배정받아 들어갔다.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는 동안에도 진통이 오면서 변이 나올것 같다고 하였다.

     

    변이 나올때면 아이가 나온다는 것을 알기에 조만간 동글이를 만날 수 있음을 알았다.

     

    옷을 갈아입자마자 내진을 하는데 자궁은 다 열리고 힘주기를 시작하겠다고 한다. 곧 동글이를 만나는 것이다.

     

    눕자마자 자동스레 힘이 들어가고 변이 나오기 시작한다. 참을 수 없다.

     

    처음에는 신음소리를 내었더니 조산사분께서 따끔하게 "소리내면 힘이 안들어가지!" 결국 신음소리를 내지 않고 꾹 입을 다물고 아래쪽으로 힘이 들어갈 수 있도록 힘을 주었다. 조산사분께서는 "하하!"만 외치라며 안내했다. 힘주고 힘빼고...정말 안내대로 하였다. 마지막에 힘주지 말라고 할때 그때 동글이는 내 몸속에서 미끄러지듯 나왔다.

     

    동글이는 울음을 터뜨리고 내 가슴팍에 올려졌다.

     

    남편은 탯줄을 자르고 나는 아주 작은 핏덩어리에게 "엄마야~"하며 말을 걸었다.

     

    짧은 진통시간으로 체력을 소모하지 않고 회음부 절개를 하지 않아 회복이 정말 빨랐다. 물론 젖도 빨리 돌아서 초유가 바로 나왔다. 새벽에 낳아서 우리는 점심먹고 친정으로 향했다. 부모님은 너무도 갑작스레 둘째소식을 들어서 당황하셨지만 부지런히 미역국을 끓이시고 우리를 맞이했다. 그렇게 우리는 평화와 기쁨으로 둘째를 맞았다.


    * 예전 블로그에 썼던 글을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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