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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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이 회사를 살릴까(4)- 이기적인 인간이 왜 협력할까?독서방 2016. 2. 3. 10:49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라고 한다. 이기적인 인간의 모습은 곳곳에서 목격된다. 길바닥에 버려진 담배꽁초, 공공도서관에서 빌린 책 속의 낙서, 인도 위에 주차된 차량, 밤길에 혼자 상향등을 켜고 달리는 차량 등 이기적 행위는 일상 속에 널려 있다. 남보다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직장 동료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내기 위해 이기심이 발동하기도 한다. 경쟁사회는 이기심을 부추긴다. 생존과 유전자의 복제를 위해 이기심이 발동된다. 자연 상태에서 동물은 다른 개체보다 더 많은 먹을거리를 얻기 위해, 번식의 상대를 차지하기 위해 싸운다. 인간 역시 이러한 진화적 유래를 간직하고 있다. 다만 이기심이 도덕적으로 제어돼 보다 점잖은 형태로 나타날 뿐이다. 생물학자들은 이기심이 유전자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유전자의 유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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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이 회사를 살릴까(3)-도덕에 대한 새로운 접근, ‘직관’독서방 2016. 2. 1. 20:22
이제 첫번째 글에서 제기한 도덕에 관한 오해를 하나씩 풀어보고자 한다. 먼저 ‘도덕은 따분하다’라는 개인적이지만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오해다. 지금까지 우리가 배운 도덕을 생산하는 일은 철학자의 몫이었다. 플라톤, 칸트, 벤담과 같은 이성적 추론과 체계화 능력이 뛰어난 철학자들이 도덕을 만들면 우리는 따라야만 했다. 시키는 대로 따르는 것도 마뜩치 않은데 이들의 저서는 난해하기까지 하다. 따분함의 책임은 이해력이 떨어지는(단지, 천재 철학자에 비해) 우리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기 어렵게 도덕을 만든 그들에게 있다. 벤담은 체계화 능력은 뛰어났지만 공감 능력이 낮은, 어쩌면 자폐증의 하위 형태인 ‘아스페르거 증후군’에 가깝다고 분석한 논문도 있다. 자폐증 연구 선구자인 사이먼 배런코언의 정의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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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이 회사를 살릴까(2)-인간은 진화의 산물독서방 2016. 1. 30. 21:31
‘나는 누구인가?’ 사춘기 시절부터 시작된 이 물음은 일생을 따라다닌다. 대학 시절에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졌다. 이 시절 일기 겸 썼던 습작 노트를 꺼내보니 이 질문이 가장 많이 등장했다. 직장을 다니며 하루하루를 정신없이 살아갈 때는 잊고 지내다가도, 삶이 턱 하고 막힐 때는 또다시 이 질문이 떠오른다. ‘나는 누구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답을 찾지 못할 때마다 인문학 서적을 뒤적였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답은 자연과학 서적에 있었다. 600~700만 년 전 인류가 침팬지와의 공동조상에서 갈라져 나온(탄생한) 이후 무리를 지어 살기 시작한 어느 시기부터 인간은 아주 천천히 도덕을 가다듬어 왔다. 수백만 년 또는 수십만 년 전 사춘기에 접어든 한 원시인이 나처럼 ‘어떻게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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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이 회사를 살릴까?(1) “도덕이 밥 먹여주나요?”독서방 2016. 1. 30. 21:14
“도덕이 밥 먹여주나요?”지난 200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 말이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렸다. 당시 이명박 후보가 금융회사인 BBK 주가조작 및 횡령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도덕성 논란이 일었다.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상대 후보들은 대중연설과 추가 폭로로 이 후보의 도덕성을 공격했다. 시민단체도 ‘부패정치청산’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이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집회를 이어나갔다. 하지만 50%에 육박하는 이 후보의 지지율은 끄떡하지 않았다. 이 후보는 48.7%의 득표율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 전 대통령이 당선되기 두 달 전, 한 언론사는 여론조사에서 ‘현재 지지하고 있는 대선 후보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을 경우, 지지하는 후보를 계속 지지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응답자의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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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녕 <사라지는 공간들, 되살아나는 기억들>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독서방 2015. 11. 13. 11:18
사라진 공간들, 되살아나는 꿈들 - 윤대녕 지음/현대문학 나는 남을 의식하는 편이다. 내 기분보다는 남들이 나를 어떻게 바라볼지를 더 신경 쓴다. 어릴 때부터 자신보다는 부모님의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 살아온 일종의 ‘장남 콤플렉스’이다. 몸에 밴 이러한 습관 때문에 나는 나를 잘 모른다. 장녀로 태어났지만 남의 시선보다 항시 자신의 마음을 중요시 여기며 사는 ‘옆지기(내자)’는 나더러 “자신을 들여다보라”고 말한다. 연애시절부터 10년 넘게 듣고 있는 말이지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이 책에서 작가는 끊임없이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외로웠던 유년기와 방황하던 10대부터 30대, 그리고 40대의 고뇌와 50대인 현재 모습까지 자신의 삶을 한 권의 책으로 반추했다. 흥미진진하지 않은 인생이 어디 있을..